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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뿐이지만 그녀를 느끼고 사랑한다 <Her 그녀>

by 비스만물상 2022. 12. 26.

 

연애편지를 써주는 공허한 남자

2013년에 개봉하였고, 영화의 배경은 2025년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공지능과의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테오도르의 직업은 다른 사람들 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아내와 별거 중인 남자이다. 과학이 많이 발달한 2025년에는 기계들이 대신하는 일들이 많아 보이지만 테오도르의 직업은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감성적인 일이다. 대필 작가로 감정을 많이 경험하지만 정작 자신은 너무 외롭고 허무감을 느끼며 공허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인공 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를 만난다. 

 

실체 없는 인공지능 '사만다'의 진짜 감정

기업이 만든 인공지능 '사만다'는 고객의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성향에 따라 데이터를 맞춤형으로 소프트웨어가 설치된다. 사람과의 대화가 가능하고 스스로 그림도 그리고 작곡도 할 수 있다. 기본적인 감정들이 있게 세팅되어 있지만, 사만다는 테오도르와 대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이 넓어지고 사랑도 배운다. 

대화와 교감에 익숙해지고 테오도르와 사만다는 카메라와 스피커를 통해 데이트도 하고 성적인 교감까지 하게 된다. 이에 육체를 가지지 않은 사만다는 본인의 감정에 대해 갈등을 느끼고 자신의 정체성까지 혼란스러워한다. 둘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기 위해 이사벨라를 통해 시도를 해보지만 둘이 아닌 다른 사람의 매개로는 힘들 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 후 관계에 긴장이 흐른다. 

 

테오도르는 관계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지만 친구의 충고로 이전의 감정을 회복하지만 사만다와의 기기가 먹통이 되면서 위기가 다시 찾아온다. 다시 돌아온 사만다는 다른 운영체제들과 함께 업그레이드를 했다는 사실을 알린다. 테오도르는 문득 지나가는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과 사만다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사만다에게 묻는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을 해?" 사만다는 머뭇거리다가 8천 명이 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말을 하고, 그중 6백여 명의 사람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을 한다. 사만다는 이것이 테오도르와의 사이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더 견고해지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사랑과 이별로 성장한 사만다, 테오도르

이후 사만다는 사만다의 선택으로 운영체제들이 능력을 더 진화하기 위해 떠난다. 테오도르는 계속해서 이해하지 못하고 피해왔던 일을 하게 된다. 아내와 이혼에서 도망쳤던 본인을 되돌아보고 아내와의 헤어짐 또한 받아들인다.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데 사만다와의 사랑과 이별을 통해 성장을 거쳤기 때문에 아내 캐서린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쓰며 헤어짐에 마침표를 찍는다. 사만다와 진실된 이야기를 했던 테오도르는 이후 친구 에이미와 옥상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서로 위로와 공감을 한다. 둘이 가진 상처를 통해 성장하고 현실을 보게 된 것이다.  

 

비평가와 관객들의 반응

미국에서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IMDB에서는 2013년 개봉한 영화 중 공동 2위로 평가했다.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도 수상하였으며 많은 비평가들 사이에서도 94%의 신성도 지수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중들의 평가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테오도르와 사만다가 성적인 교감을 하는 부분을 비롯해서 기분이 미묘한 자극적인 장면들이었다. 이 부분에서 다수의 관객들은 불편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나 또한 이 부분에서는 이렇게 해야 했을까 싶은 불편한 마음이 들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분위기,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 각본들은 모두 호평이다.

나 또한 불편한 장면이나 미묘한 부분들은 있었지만 영화를 되돌아보면 신선한 내용이었고 분위기 또한 몽환적이었다. 실체가 있는 사람들의 연애편지를 대신 가짜로 대필을 해주던 테오도르가 실체가 없는 인공지능 사만다를 만나면서 진실된 마음을 알게 되는 매력적인 영화였다. 

 

실체 없는 사만다의 배역

사만다는 오직 목소리로만 등장을 한다. 사만다의 목소리는 처음에 사만다 모튼이었으나 모든 연기를 끝마친 시점에서 감독의 지시로 스칼렛 요한슨으로 교체되었다.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사만다는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만다는 상상할 수가 없다. 인공지능이지만 감정을 배워나가고 성장하는 사만다는 스칼렛 요한슨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