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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다 가짜였다고? 영화 <트루먼 쇼>

by 비스만물상 2022. 12. 28.

모두에게 방영되는 생활

태어날 때부터 걸음마를 하고 초등학교에 입학, 대학 진학, 대학생활, 결혼, 취업하고 업무를 보는 모든 일상이 전 세계에 방영되는 것이 가능할까? 이 모든 거짓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영화 트루먼 쇼이다. 

영화의 오프닝은 출연 배우들의 인터뷰 영상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인 트루먼 버뱅크를 제외한 부모, 아내, 소꿉친구, 이웃주민, 직장동료, 가게의 상인까지 모두 연기자이며 연출된 세트장에서 영화는 계속된다. 

그는 모두에게 친절하고 이웃들에게 인사성도 밝은 에너지의 소유자인 트루먼은 누가 봐도 바르고 성실하며 사랑받기에 충분한 남자 트루먼에게는 엄청난 비밀이 있다. 바로 자신의 삶이 모두 누군가에 의해 설계되고 꾸며진 삶이라는 것이다. 결혼도 자신의 인간관계, 심지어 아버지의 죽음마저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트루먼이 진짜 자신의 삶이라고 살아가는 곳은 세상에서 가장 큰 방송사의 해외 스튜디오 속 세상이다. 오랜 기간 방송을 연결하기 위해 트루먼이 생활하는 곳곳에 직장동료, 아내와 같이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간접광고를 하는 어색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생기며 의심을 하는 트루먼

출근 중에 조명이 떨어지고 비가 본인 자리에만 쏟아지며,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가 노숙자가 되어 나타난다. 나타난 아버지를 쫓아가지만 행인들이 갑자기 아버지를 버스에 태워 데려가버린다. 일상이 반복적이던 트루먼은 본래의 경로에서 이탈해 다른 곳으로 들어가는데 엘리베이터로 위장한 배우 휴게실을 발견하게 된다. 의심하며 따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경비원의 제재로 쫓겨난다. 도망쳐보고자 여행사를 찾아가지만 비행기 사고와 여행의 위험성에 대한 포스터가 한가득이며 갈 수 없는 상황들이 계속 나타난다. 아내와 함께 차를 타고 도망쳐보려고 하지만 실패하여 끝내 집으로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말해 두죠.

"나중에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말해 두죠.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세요."

소꿉친구의 위로와 다시 나타난 아버지와 감동적인 재회를 하게 되지만, 트루먼은 의심을 걷지 못한다. 이마저도 각본인 것을 알아채고 잠든 것처럼 위장하여 도망친다. 트루먼이 배를 타고 도망치며 사상 최초로 트루먼 쇼가 중단되자 많은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친다. 트루먼을 막아보고자 인공 폭풍우를 치고 위험한 상황을 만든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죽음으로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물을 무서워 함에도 트루먼은 억압된 삶에서 탈출하고자 시도한다. 감독 크리스토프는 트루먼이 죽기 직전까지 가서야 인공 폭풍우를 멈춘다. 트루먼이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서 나갈 것이 확실해지자 트루먼에게 털어놓고 트루먼이 스타인 것을 알린다. 전 세계가 너를 보고 있다며 너는 스타라고 말을 한다. 이에 트루먼은 뒤를 돌아보며 웃으며 작별 인사를 한 후 진짜 세상으로 발을 딛는다.

 

 

 

트루먼 쇼의 종영

전 세계가 주목하는 트루먼이 가짜 세상을 박차고 나오자 응원하는 사람, 프로그램을 다시는 볼 수 없다고 화를 내는 사람, 다른 채널 없는지 찾아보는 사람들이 나오며 트루먼의 용기와 새로운 인생에서 조차도 하나의 오락거리로 치부하는 현대인들의 공감능력 부재를 꼬집기도 한다. 트루먼은 가짜 삶을 살아왔음에도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자유를 위해 한 발 내딛는 용기가 대단하다. 

 

해외 평가 및 느낀 점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후보작이며 IMDb TOP 250중 170위의 작품이다. 트루먼 쇼를 보고 난 후 트루먼 쇼 망상에 빠진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만큼 몰입하여 봤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작품 중 대단한 작품이라는 평이다. 한국에서는 1998년 개봉했고, 2018년에 재개봉 한 이력이 있다. 24년도 더 된 영화이지만 다시 봐도 놀라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24시간 밀착 방영하는 트루먼쇼에 감정이입을 하는 시청자들이지만 소모성으로 한 인간의 삶을 소모시키는 것에 충격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트루먼 쇼를 방영한 나마저도 트루먼이라는 인물의 탈출에 열광하고 응원했지만 영화가 끝난 뒤 다른 재밌는 프로그램을 찾는 것을 보면 작중 나온 시청자들과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또한 트루먼쇼를 연출하고 기획한 세계에서 갇혀있다가 나온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며 진정한 자유와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